Page 191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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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같은 것이겠지요?-안정회-


                 天命之性,  卽理也,  而理則分殊者也,  故人物之性雖殊,  而理則同

                 耶?【安貞晦】



                 [답]  “천명지성은 바로 이(理)요, 이(理)는 곧 분수이다”라고 말한다
                 면, 이른바 ‘이일(理一)’은 전혀 둘 곳이 없으니, 옳겠는가? 모름지기

                 이(理)로써 주(主)를 삼되 분수를 그 중의 세조리(細條理)로서 보아

                 야만 비로소 본장(本章)의 뜻에 합해진다.
                   대저 승·두·작·홉(升斗勺合)의 물이 비록 많고 적음은 같지 않지만,

                 물의 성미(性味)는 더해지거나 덜어짐이 없다. 주자가 말한 ‘물(物)의

                 성이 사람과 다르지 않다[物之性不異於人]’는 것이 이를 말한 것이다.
                 만약 승·두·작·홉까지도 똑같이 여긴다면 이것은 천하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이제는 다만 ‘동이(同異)’ 두 글자가 각기 두는 곳이 있음을 보아야

                 한즉, 같다고 하고 다르다고 해도 애당초 서로 방해가 되지 않으니,
                 굳이 논할 것이 없고, 또한 논할 만한 것도 못 된다. 애써서 같다고

                 우기거나 다르다고 우기는 것은 이 두 글자가 안착할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장자(張子)가 말하기를 “대역(大易)에서는 유무를 말하지

                 않는다. 유무를 말하는 것은 제자(諸子)들의 고루함이다.” 라고 했는



                    안정회(安貞晦):1830~?. 자는 의경(義敬), 호는 관산(管山), 본관은 순흥(順
                    興)이다. 남원에 살았으며, 노사의 문인이다.
                    대역(大易)에서는……고루함이다:《근사록(近思錄)》 권13 〈이단류(異端類)〉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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