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0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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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함이 이미 분명하다면 한 웅덩이의 물은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
을 것이다.
지금 사람은 두·곡·승·홉에는 본래 안목이 없고, 다만 그릇 틀의 대
강에만 집착하고, 본체의 묘를 보지 못한다. 그리하여 곧바로 한 웅덩
이의 물을 논하고서 모두가 말하기를 ‘상면의 일단사(一段事)는 전혀
표준이 없다가 끝에 가서 갑작스럽게 안배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성명(性命)은 물을 긷는 자의 수단에 달려 있는 셈이
요, 하늘이 명한 바가 아니게 된다. 그 설이 매우 추하고 어긋났으니,
직교(直敎, 조성가) 그대가 만약 믿기지 않는다면 우선 두·곡·승·홉 속
에 나아가 주목해 보는 것이 좋다. 애써 형체도 그림자도 없는 것을
잡으려고 하면 보탬도 없고 손해만 있게 된다.
大抵理猶水焉, 一泓之內, 斗斛升合之分量, 各各停當, 但非有定
處正名耳。 及其分爲斗斛升合, 雖局於匡郭, 不能相通, 若論其本
體, 則與一泓之水, 少無增減, 非人之頰舌所可杜撰也。 聖門未嘗
論一泓之水, 但就斗斛升合中, 使人明著眼力, 著眼旣明, 則一泓
之水不外此矣。 今人斗斛升合, 本無眼目, 但見匡郭之粗, 不見本
體之妙, 而徑論一泓之水, 皆謂上面一段事, 都無準的, 末乃倉卒
排成。 然則性命繫於汲水者之手段, 而非天之所命也。 其說非常醜
差, 直敎若未信得及, 姑就斗斛升合內, 著眼力善矣。 苦苦摸捉無
形影之事, 無補而有損也。
[문] 천명지성(天命之性)은 바로 이(理)요, 이(理)는 분수(分殊)인
것입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인성과 물성은 비록 다르더라도 이(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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