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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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혹자가 말하기를 “그대[김석귀]는 일찍이 선악이 모두 이(理)

             에서 근본한다고 하였고, 기(氣)에 수박(粹駁)이 있는 것은 그 소이
             연(所以然)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선유(先儒)가 말한

             ‘기(氣)에 청탁(淸濁)과 편정(偏正)의 다름이 있기 때문에  이(理)
             가 따라서 만 가지로 변화한다.’라는 설을 모두 폐할 수 있겠는가?”라

             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하기를 “원두처(原頭處)에서 보면 이(理)가 본래 기

             (氣)를 낳은 것이고, 유행변(流行邊)에서 말하자면 기(氣)가 혹 이

             (理)를 해칠 수도 있다. 내가 일찍이 말한 것은 원두처에서 논한 것이
             고, 그대가 거론한 것은 유행변(流行邊)에서 말한 것이다.”라고 했습니

             다. 어떻습니까?-김석귀-



             或曰“子嘗以爲善惡皆根於理, 氣之有粹駁, 以其有所以然也。 然則

             先儒所謂‘氣有淸濁偏正之殊,  故理隨而萬變’之說,  皆可廢歟?”  曰
             “自原頭處觀下則理本生氣,  自流行邊說去則氣或害理。  吾所嘗言

             者, 原頭處論也。 子所擧者, 流行邊說也。”【金錫龜】



             [답]  이 일단의 말은 나의 뜻과 부합된다. 근세의 의론이 매번 유행

             변의 말을 원두에 찔러 넣는데, 항상 이해가 안 되는 점이다.






                 선유(先儒)가……때문에:여기에서 ‘기(氣)’는 곧 기질(氣質)을 말한다. 《주자전
                서(朱子全書)》 권43 〈성리(性理)〉에 “기질에 청탁과 편정의 차이가 있고 물욕에
                천심과 후박의 차이가 있다.[氣質有淸濁偏正之殊, 物欲有淺深厚薄之異.]”라고 하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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