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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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마치 기(氣)를 타고 변화하여 서서히 생출한 듯하니, 잘 살피는 자는
그것이 유행의 측면에서 하는 말임을 알고 말에 얽매어 본뜻을 모르지
않으면 된다. 만약 그 뜻을 모르고 ‘이(理)에 본래 준칙이 없어 동서남
북으로 오직 기(氣)만 따라간다.’라고 여긴다면, 이는 이(理)가 기(氣)
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도리어 기(氣)에게 명을 듣게 되니, 또한 틀린
것이 아니겠는가! 천하에 종자가 없이 생겨나는 것은 없으니, 이(理)
여, 이(理)여, 그 만물의 종자인저.
曰 : 否。 若從源頭論, 一理之初, 萬有已足。 如種著土, 不得不生,
故萬有之氣, 由此而生。 若就流行看, 有一物, 方有一理, 有萬象,
方有萬理。 有若乘氣變化而旋旋生出, 善觀者, 知其爲流行邊說話,
不執言迷旨則可矣。 若迷厥旨, 以爲理本無準則, 東西南北, 惟氣
之從, 是理不爲氣之主, 反聽命焉, 不亦左乎! 天下未有無種而生
者。 理乎理乎, 其萬有之種子歟!
[문] 만 가지가 이(理)에 근거한다는 말씀은 이미 들었습니다. 감히
여쭙건대, 인사의 불선(不善)함도 이(理)에 근거하여 생긴 것입니
까?
萬有之根於理, 旣聞命矣。 敢問人事之不善, 亦根於理而生乎?
[답] 좋도다, 그 물음이여! ‘불선(不善)’이란 선(善)이 곧게 행해지
지 못한 것이니, 불선이 또한 어찌 따로 근본이 있겠는가! 선(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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