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5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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乎! 善之不直遂, 有或掩閉激盪震撼者矣。 天物之以掩閉激盪震撼
                 而夭閼者亦多矣。  上天無心,  因其材而篤焉,  故此理無不直遂者。

                 人事不然,  以一己之私,  增減天物,  於是理之不直遂者始多矣。 仁

                 不直遂而爲貪吝,  義不直遂而爲殘忍,  禮不直遂而爲諂佞,  智不直
                 遂而爲邪譎。 以其害於善而謂善之仇敵可也, 以其本於善而謂善之

                 孼孫可也。 是果外此理而別有根柢乎?



                 [문]  이(理)는 본래 곧게 행해지는 것이지만 곧게 행해지지 않는 경

                 우도 있으니, 기(氣)에게 명을 듣는 것이 당연합니다. 어떻습니까?



                 曰 : 理本可直遂, 而有不直遂, 則聽命於氣固也。



                 [답]  이것은 이(理)를 모르는 잘못이다. 이(理)란 종자이다. 다만

                 필연(必然)의 묘(妙)만 있고 능연(能然)의 힘은 없으니,  필연의 묘
                 (妙)가 있기 때문에 곧게 행해질 수가 있고, 능연의 힘이 없기 때문

                 에 혹 곧게 행해질 수가 없기도 한다. 이것도 이(理)가 아님이 없으
                 나, 그 본연(本然)은 있는 것이다. 오직 성인은 그 필연을 위주로 하




                     필연(必然)의……없으니:송나라 진순(陳淳)의 《북계대전집(北溪大全集)》 권6
                     에 “이(理)에는 능연(能然), 필연(必然), 당연(當然), 자연(自然)의 속성이 있
                     다.”라고 하였다. 예컨대 측은한 마음은 기(氣)이고 측은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것은 이(理)인데, 이처럼 중심에 이(理)가 있음으로 인하여 외면에 이러한 일이
                     생기게 하는 속성을 ‘능연’이라 하고, 어린아이가 우물로 기어 들어가려는 것을
                     보고 측은한 마음이 드는 것처럼 누구나 참으려 해도 참아지지 않고 반드시 이런
                     마음이 들게 하는 속성을 ‘필연’이라 하고,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런 마음이 들게
                     되는데 이를 ‘당연’이라 하고,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 의식적으
                     로 하는 일이 아니므로 이를 ‘자연’이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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