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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屈伸雜錯不齊者, 其主張而使之者理也。 故其粹其駁, 必以其先有此
可以粹駁之理。 若謂理本純善, 因氣之有粹駁而隨之以善惡, 則是不
但氣不本於理, 所謂理者只是柔軟無骨底理乎哉。【金錫龜】
[답] 선철(先哲)이 말하기를 ‘선악은 모두 천리(天理)이다.’ 라고
했는데, 바로 이 대목을 말한 것이다. 이제 실사(實事)로써 말하자
면, 이른바 이(理)란 음양의 묘용(妙用)에 불과하다. 그런데 하면(下
面)에 가서 양은 선이 되고 음은 악이 되며, 양은 군자가 되고 음은
소인이 되니, 이를 두고 악이 이(理)에 근본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옳겠는가? 그러므로 이(理)를 말할 때 중(中)이라고 말하는 것만 못
하니, 중(中)은 선하지 않음이 없다.
예로부터 성인이 ‘중(中)’이니 ‘충(衷)’이니 ‘칙(則)’이니 ‘이(彛)’를
말하면서, 일찍이 한번도 ‘이(理)’를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후세의
의론에서 ‘중’ 자나 ‘충’ 자가 변해 이(理) 자가 된 것이니, 선(善)으로
보아야 하고, 불선(不善)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증명할 일이 있으니, 예전에 천하의 만 가지
소리가 태극에서 나뉘어져 나오지 않은 것이 없었으나, 성인이 음률을
만들자 다만 한 가지 황종(黃鐘) 의 소리만 사용하게 되었으니, 이것
선악은 모두 천리(天理)이다:정자(程子)가 한 말로, 《이정유서(二程遺書)》 권2
상(上)에 “천하의 선과 악은 모두 천리이다. 악이라고 말한 것은 본래 악한 것이
아니라, 다만 지나치거나 미치지 못하면 문득 이와 같으니, 양주와 묵적의 류와
같다.[天下善惡皆天理. 謂之惡者, 非本惡, 但或過或不及, 便如此, 如楊·墨之類.]”
라고 하였다.
황종(黃鐘):육률(六律)의 하나로, 11월의 음악에 해당한다. 12율(律)은 양성(陽
聲)에 속하는 여섯 가지 음(音)과 음성(陰聲)에 속하는 여섯 가지 음으로 나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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