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5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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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물(物)이 없으니, 일에 만수(萬殊)가 있는 것은 이(理)가 일로 인
하여 다른 것이 아니라 곧 일이 이(理)로 인하여 다른 것입니다. 이
(理)란 이 물(物)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이 물(物)이
없기 때문에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천지보다 앞서 시초가 없으며,
천지보다 뒤로 끝이 없습니다. 사물의 표면에 우뚝하고 사물의 가운
데 떳떳이 행하며, 만사만물이 한번 동하고 한번 정하는데 이 이(理)
가 시키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기(氣)가 왕래굴신(往來屈伸)
하고 뒤섞여 가지런하지 못한 것을 그렇게 주재하고 시킨 것이 바로
이(理)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이 순수하고 그것이 잡박한 것은 반드시 그보다 먼저
이것이 수박(粹駁)하도록 만든 이(理)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理)는 본래 순선(純善)한데 기(氣)의 수박(粹駁)에 따라 선악이 뒤따
른다고 말한다면, 이는 기(氣)가 이(理)에 근본하지 않을 뿐만이 아니
라, 이른바 이(理)라는 것은 다만 유연하여 뼈마디도 없는 이(理)가
되고 말 것입니다.-김석귀-
先儒云理之有善惡, 因氣而有善惡。 然天下無理外之物, 故事之有萬
殊, 非理因事而殊, 乃事因理而殊也。 理也者, 不以有是物而存, 不
以無是物而亡。 先天地而無始, 後天地而無終, 卓然於事物之表, 常
行乎事物之中, 萬事萬物, 一動一靜, 莫非此理之所使。 而氣之往來
기품에 그러함이 있어서이다. 선(善)은 진실로 성(性)이지만, 악(惡)도 성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生之謂性, 性卽氣氣卽性, 生之謂也. 人生氣稟, 理有善惡, 然不
是性中元有此兩物相對而生也. 有自幼而善, 自幼而惡, 是氣稟有然也. 善固性也,
然惡亦不可不謂之性也.]”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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