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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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物)은 일기(一氣)를 부여받았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사람이 진실로 오기(五氣)를 부여받았지만 물도 또한 오기
를 부여받았다. 대개 음양오행의 정기가 오묘하게 합하여 응결되어
야만 바야흐로 물(物)을 낳을 수 있는 것이니, 어찌 단지 일기만으로
물을 낳을 수 있겠는가? 범과 이리, 벌과 개미들은 오기에 있어서
금목(金木)의 기(氣)가 조금 빼어난 것이지, 다른 네 가지 기(氣)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라고 했는데 이 말이 어떠한지 모르겠습니
다.-정재필-
或謂人則稟五氣, 物則稟一氣, 愚意則人固稟五氣, 物亦稟五氣。 蓋
二五之精, 妙合而凝, 方能生物, 安有只一氣而可以生物乎? 如虎狼
蠭蟻於五氣, 金木氣稍秀, 非謂無他四氣也。 未知如何?【鄭在弼】
[답] 이 대목에서 논한 것이 매우 좋다. 대개 목(木)에도 수·화·금·
목·토를 갖추고 있고, 수(水)에도 수·화·금·목·토를 갖추고 있으니,
범과……아니다:《주자어류(朱子語類)》 권4 〈성리(性理)〉 편에 주희가 ‘인물지
성(人物之性)’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한 대목에 나오는 말이다. “기(氣)는 서로
비슷하다. 그래서 예컨대 춥고 따스한 것을 느끼는 것이나, 배고프고 배부른 것을
아는 것이나, 사는 것을 좋아하고 죽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나, 이익을 좇고 해를
피하는 것 등은 인(人)과 물(物)이 모두 같다. 반면에 이(理)는 같지 않다. 그래서
예컨대 벌과 개미의 군신은 단지 그 의(義)에 대해서 아주 조금만 아는 것이 있을
뿐이며, 범과 이리의 부자는 단지 그 인(仁)에 대해서 아주 조금만 아는 것이
있을 뿐이다.[氣相近, 如知寒煖, 識飢飽, 好生惡死, 趨利避害, 人與物都一般. 理
不同, 如蜂蟻之君臣, 只是他義上, 有一點子明. 虎狼之父子, 只是他仁上, 有一點子
明.]” 《장자(莊子)》 〈천운(天運)〉 편에도 “호랑이와 이리도 인(仁)하다.……부자
간에 서로 친애하니 어찌 인(仁)이 되지 않겠는가.[虎狼仁也……父子相親, 何爲
不仁.]”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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