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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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해도 되지만, 그 실상은 경각도 멈추지 않는 것이다.’라고 하
였으니, 여기에서 알 수가 있다. 다만 우리들의 궁리격물(窮理格物)
공부는 마땅히 환하고 평탄한 데로 나아가 손을 써야 하지, 하필 험
한 길 궁벽한 길로 들어가야 하겠는가?
此亦善看則無害。 朱子不云乎? ‘日月謂之終古一箇亦得, 謂之一日
一箇亦得, 其實頃刻不停也。’ 此可見矣。 但在吾竆格之工, 當就白
坦坦地下手, 何必入險路窘徑耶?
[문] 성인(聖人)은 음양에 기우(奇耦) 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一’
을 그어서 양으로 삼고, ‘--’을 그어서 음으로 삼았으며, 이것을 거듭
하여 팔괘(八卦)로 삼았으니, 팔괘의 음양은 곧 천지와 인물(人物)의
음양입니다. 팔괘의 음양은 이와 같은데 인물의 음양이 이와 같지 않
다면, 이는 천지 사이에 두 가지의 이기(理氣)가 있는 것이요, 괘획
(卦畫)의 음양이 천지 만물을 다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일찍이 ‘남자는 음이 많고 양이 적으며, 여자는 양이 많고 음이 적다.’
는 말로 여쭈어 보니, 답하시기를 “이러한 ‘양괘(陽卦)는 음이 많고
음괘(陰卦)는 양이 많다.’는 설은 사람의 몸에 적용한 것인데, 그 적확
(的確)한 것을 볼 수 없다.”라고 하셨는데, 사람 몸의 음양과 괘획(卦
劃)이 같지 않은 것은 과연 무엇 때문에 그런 것입니까?-정시림-
기우(奇耦):기수와 우수를 말한다. 양은 1·3·5·7·9의 기수(奇數)이고, 음은 2·
4·6·8·10의 우수(耦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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