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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至善)’과 ‘중(中)’의 논의는 아직도 한 군데로 귀착하지 않았

                      습니다.  옥계 노씨(玉溪盧氏)가 말하기를 “지선은 태극의 다른
                      명칭이며, 명덕(明德)의 본체(本體)이다. 하늘에서 얻어 본연(本

                      然)의 일정한 법칙이 있는 것은 지선의 체(體)이니, 곧 내 마음의
                      통체(統體)인 태극이요, 일상생활에 나타나서 각기 본연의 일정


                      한 법칙이 있는 것은 지선의 용(用)이니, 곧 모든 사물 이 각기
                      구비한 태극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미발(未發)의 중(中)은

                      다만 이것이 내 마음의 통체(統體)인 한 태극이지, 이를 문득 이

                      치의 한 본원처(本源處)인 ‘역(易)에 태극이 있다.’는 태극으로
                      부를 수는 없습니다.


                        (족하께서 말한) “내 마음을 사물과 상대하여 말한다면  내

                      마음은 체(體)가 되고 사물은 용(用)이 됩니다.” 라고 한 것은
                      옳습니다. 다만 내 마음을 천도(天道)와 상대하여 말하면 천도는

                      체가 되고 내 마음은 용이 되는 것입니다. 통체(統體) 속에도 체
                      용(體用)이 있고 각기 구비한 속에도 체용이 있으니, ‘역(易)에





                     지선(至善)과……않았습니다:이이가 앞서 보낸 〈답성호원서(答成浩原書)〉에서
                     “지선과 중(中)에 대한 논의는 대체로 서로 부합되지만, 그 부합되지 않은 것은
                     족하의 뜻이 ‘중은 다만 내 마음에 있고 사물에 있지 않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
                     다.[至善與中之論, 大槪相合. 其不合者, 足下之意, 以爲中只在於吾心, 而之在於
                     事物故也.]”라고 말한 내용을 말한다.
                     모든 사물:《율곡전서(栗谷全書)》 권9 〈답성호원서(答成浩原書)〉 원문에는 ‘사
                     물(事物)’ 대신 ‘사사물물(事事物物)’로 되어 있어, 원문에 따라 해석하였다.
                     내 마음을……말한다면:《율곡전서》 권9 〈답성호원서〉에 ‘이오심대사물이언(以
                     吾心對事物而言)’ 앞에 ‘족하소위(足下所謂)’란 말이 들어 있다.
                     사물은 용(用)이 됩니다:《율곡전서》 권9 〈답성호원서〉에 ‘사물위용자(事物爲用
                     者)’ 다음에 ‘심시(甚是)’ 두 자가 들어 있어 원문에 따라 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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