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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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한 태극은 물이 우물에 있는 것이요, 사물의 태극은 물이 그
릇에 나누어져 있는 것일 뿐이다.” 라고 했습니다.
이 논의는 ‘역(易)에 태극이 있다.’라는 것을 상(上)의 지위로 삼고,
내 마음의 태극을 중(中)의 지위로 삼고, 사물의 태극을 하(下)의 지위
로 삼아서 삼층설로 나누어 설명했으니 제 마음에 의혹이 있습니다.
대개 천지 만물은 단지 하나의 태극 가운데의 물건입니다. 마치 물고
기가 물속에 있는 것과 같아서 배 속이나 배 바깥이 모두 물[水]이니,
잉어 배 속의 물은 바로 미꾸라지 배 속의 물과 같습니다. 그러나 물
[水]은 물(物)이기 때문에 만경의 파도가 모두 한 물고기 배 속에 들어
갈 수는 없습니다. 태극과 같은 경우는 크게는 천지, 작게는 일물(一
物)에 갖춰져 있는 것이니, 단지 이 이(理)는 한 터럭만큼도 남거나
부족함이 없습니다. 천하를 통틀어도 단지 하나의 물사(物事)이고, 시
종(始終) 단지 하나의 태극일 뿐이니, 어찌 상하와 피차의 간격이 있겠
습니까?-김석귀-
栗谷先生曰 “且未發之中, 只是吾心之統體一太極, 不可便喚做理之
一本處, 易有太極之太極也。 易有太極之太極, 水之本源也。 吾心
之一太極, 水之在井者也。 事物之太極, 水之分乎器者耳。” 此論似
以易有之太極爲上一地位, 吾心之太極爲中一地位, 事物之太極爲
下一地位, 分作三層說, 竊有惑焉。 蓋天地萬物, 只是一太極中物,
而如魚在水中, 肚裏肚外, 皆水也, 鯉肚裏水, 卽鯫魚肚裏水也。 然
발현되지……뿐이다:《율곡전서(栗谷全書)》 권9의 〈답성호원서(答成浩原書)〉
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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