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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言大槩以混淪一塊, 無適莫沒主張者爲理。 故理發二字, 爲今日學
士家一大禁避語。 而纔見有段落行變化成條理者則曰氣也。 問孰主
張是, 則曰其機自爾, 非有使之者。 問所謂理者落在何方, 則曰乘
之矣。 初旣無使之然之妙, 末又非有操縱之力, 寄寓來乘, 做得甚
事? 有之無所補, 無之靡所闕, 不過爲附肉之疣隨驥之蠅。 嗚呼!
可憐矣。 究厥端由, 原於乘字失其本旨, 駸駸致得理輕而氣重, 直
至氣奪理位, 爲萬事本領而後已, 一字之失其本旨, 其禍乃至於此
乎?
‘승(乘)’ 자를 원래 타고 있는 것으로 여기지 않고 처한 상황에 따라
문득 탄 것으로 본다면, 주(主)를 객(客)으로 여기는 것일 뿐이 아니
니, 그 이치가 준동이 없다고 하는 것이 어디에 있는가? 이는 대지
(大旨)를 이미 잃은 것이다.
또한 승 자에는 본시 내력이 있으니, 대개 형이상하(形而上下)의
상하(上下) 두 자를 음미하다가 나누지 말아야 할 곳에서 나누어 말한
것이다. 지금 사람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문득 탄 것으로 본 것은 본래
두 가지 체(體)를 하나로 합하여 말한 것이니, 본지(本旨)가 연(燕)나
라와 월(越)나라처럼 멀어지게 되었다.
乘字不作元來所乘看, 而作隨遇輒乘看, 不惟認主爲客, 安在其理
無蠢動乎? 大旨已失。 且乘字自有來歷。 蓋自形而上下之上下二
연(燕)나라와……되었다:중국 춘추 시대에 연나라는 황하의 북쪽(지금의 북경 근
처), 월(越)나라는 양자강 남쪽에 각각 위치하여 서로 멀리 떨어진 경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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