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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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탄 바가 아니니, 올라탄 뒤의 일도 알 수가 있다. 형세가 반드시

                 동으로 가든 서로 가든, 오직 말머리만 보아야 할 것이니, 오호라 위태
                 롭도다!



                 貴人之出,  非無車馬騶從,  而見之者但以爲貴人出,  未嘗言其車馬

                 騶從出也。 由此言之,  太極動靜,  本是平坦語,  而朱子之爲後世慮
                 周矣。 却怕學者見太極動靜之說, 昧形而上下之分,  誤以爲太極不

                 待氣機而自動自靜也。 故於註解中, 著所乘之機四字。 蓋一名爲理,

                 便有所乘。 乘非絲毫犯氣力字, 而今人看所乘字與此異, 有若太極
                 漫無主張, 忽見馬匹當前趫捷而騰上樣。 然則是馬也, 終是塞翁之

                 得,  非自家元來所乘,  騰上後事,  又可知矣。 勢必之東之西,  惟馬
                 首是瞻, 嗚呼危哉!




                 기(氣)가 이(理)에 순(順)하여 발한 것이 기발(氣發)이니 곧 ‘이발
                 (理發)’이요, 이(理)를 따라 행한 것이 기행(氣行)이니 곧 ‘이행(理


                 行)’이다. 이(理)는 조작이 있거나 스스로 준동 하는 것이 아니니,
                 그것이 발(發)하고 그것이 행(行)한 것은 분명히 기(氣)가 한 것인데

                 도 ‘이발(理發)’이라 하고 ‘이행(理行)’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엇 때문

                 인가? 그것은 기(氣)가 발하고 행하는 것이 실제로 이(理)에게 명을



                     준동(蠢動):벌레가 부지런히 움직이듯 본성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행동을 말한
                     다. 왕숙민(王叔岷)은 ‘준(蠢)’과 ‘동(動)’이 모두 움직이는 뜻이라고 하였다. 《장
                     자(莊子)》 〈외편(外篇)·천지(天地)〉에 “벌레처럼 부지런히 움직여 서로 도와주면
                     서도 그것을 베푸는 것이라 여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행동함에 자취가 없었으며
                     일을 해도 후세에 전해지지 않았다.[蠢動而相使, 不以爲賜. 是故行而無迹, 事而無
                     傳.]”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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