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답문류편
P. 115
此非可疑之說。 易以道陰陽, 而人必曰易理, 何也?
[문] 이기(理氣)의 선후에 대하여 묻습니다.-최유윤-
理氣先後。【崔惟允】
[답] ‘이기’에 대해 주자(朱子)가 본디 선후가 없다고 말한 데가 있
지만, 또 ‘모름지기 먼저 이 이(理)가 있다고 말해야 한다.’ 라고 말
한 데도 있고, 또 ‘기(氣)가 형체를 이루고, 이(理) 또한 부여한다.’
라고 말한 데도 있으니, 이 삼단의 말씀을 합하여 묵묵히 깨달은 연
역(易)으로 음양을 말했는데:《장자(莊子)》 〈천하편(天下篇)〉에 “시(詩)로 사람
의 마음을 표현하고, 서(書)로 고대의 정사(政事)를 말하고, 예(禮)로 인간의 실
천을 말하고, 악(樂)으로 조화를 말하고, 역(易)으로 음양을 말하고, 춘추(春秋)
로 명분을 말하고 있다.[詩以道志, 書以道事, 禮以道行, 樂以道和, 易以道陰陽,
春秋以道名分.]”라고 하였는데, 왕안석(王安石)은 〈장주론(莊周論)〉에서 이 대
목을 들어 장자가 성인(聖人)의 뜻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며 장자를 재평가하였다.
최유윤(崔惟允):1809~1877. 자는 성진(誠進), 호는 몽관(夢關), 본관은 경주
(慶州)이다. 경태(擎泰)의 아들로, 합천 출신이다. 송내희(宋來熙)·송달수(宋達
洙)·기정진(奇正鎭)을 찾아다니며 학문을 토론하였다. 중년에 덕유산(德裕山)에
들어갔다가 만년에 임곡(林谷)에 돌아와 후학(後學) 양성에 힘썼다. 저서에 《몽관
집(夢關集)》이 있다.
모름지기……한다:《주자어류(朱子語類)》 권1 〈이기 상(理氣上)〉에 나오는 말
이다. “이것은 본래 선후로 나누어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굳이 그 연원을 따져
본다면, 반드시 이(理)가 먼저 있다고 말해야 한다.[此本無先後之可言. 然必欲推
其所從來,則須說先有是理.]”라고 하였다.
기(氣)가……부여한다:주희가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장 ‘천명지위성(天命
之謂性)’에 대한 주(註)에서 “하늘이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으로 만물을 화생
(化生)할 적에 기(氣)로써 형체를 이루고 이(理) 또한 거기에 부여한다.[天以陰陽
五行, 化生萬物, 氣以成形. 理亦賦焉.]”라고 하였다.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