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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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따라 차거나 줄어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모든 조화가
이것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요, 낮이나 밤이나 그치지 않아서
비록 틈이 없는 작은 것일지라도 전체가 아님이 없는 것이다.
신원(信元)이 말하는 ‘이통(理通)’은 이와 다르다. 그는 말하기를 “단
지 이(理)를 말하면 일리(一理)만 있고 만리(萬理)는 없다. 그러므로
만물의 이(理)는 모두가 본연(本然)이 완전하게 갖추어진 것이 아니
요, 반드시 기(氣)로써 가미(加味)를 하고 첨재(添材)를 해야 한다.
이른바 이(理)라는 것이 타서 변화한 연후에 바야흐로 만리(萬理)가
된다. 일물(一物)이 생생(生生)을 하면 일리가 비로소 생생하고, 일물
이 소멸하면 일리도 따라서 소멸된다.”라고 한다.
진실로 신원의 말대로라면 동(動)과 정(靜)이 서로 시기하고, 만
(萬)과 일(一)이 서로 질투하며, 생(生)과 사(死)가 서로 원수가 되는
것이니, 서로 통하지 못함이 심하다. 특히 그 ‘능히 기(氣)를 타서 변화
하고 원통(圓通)하여 구애되지 않은 것을 일러 통(通)이라고 한다.’는
말은 첫머리부터 거칠고 어긋났는데, 혀가 닳도록 말을 해 줘도 듣지를
않으니, 내버려두고 다시 말하지 않겠다.
우선 사세(事勢)와 어맥(語脈)으로 말하자면, 본체의 불통이 이와
삼은 것과 하늘이 하늘이 된 것이 다 여기에서 벗어나지 아니하여 일이관지(一以貫
之)할 것이다.[天大無外而性稟其全. 故人之本心, 其體廓然, 亦無限量, 惟其梏於
形氣之私, 滯於聞見之小. 是以, 有所蔽而不盡. 人能卽事卽物, 窮究其理, 至於一日
會通貫徹, 無所遺焉, 則有以全其本然之體, 而吾之所以爲性, 天之所以爲天者, 皆
不外此, 而一以貫之矣.]”라고 말하였다.
낮이나……않아서:잠시도 쉼이 없이 운행하는 도체(道體)의 본연을 표현한 말이
다. 《논어(論語)》 〈자한(子罕)〉에서 공자가 말하기를 “지나가는 것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밤낮으로 쉬지 않는구나.[逝者如斯夫, 不舍晝夜.]”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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