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답문류편
P. 103
실로 변환무상(變幻無常)한데, 사람은 항시 사람을 낳고 짐승은 항시
짐승을 낳으며, 뿔난 것은 항시 뿔난 것을 낳고 갈기가 있는 것은 항시
갈기가 있는 것을 낳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대개 이(理)는 일정해
서 바뀔 수 없는 묘(妙)가 있고, 기(氣)가 명(命)을 듣기 때문입니다.
천지의 사이에 가득 차 있는 것은 이(理)가 아님이 없음을 묵묵히 살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떻습니까?-정재규-
理無運用作爲, 所謂無者, 謂無其事也。 若謂無其妙, 則夫所謂理
者, 未足爲萬化之樞紐根柢, 只是箇塊然死物也。 天地之間, 化化
生生, 氣爲主張, 而理則乘之而已, 寓之而已。 氣東則東, 氣西則
西, 聖人何以曰太極生兩儀耶? 所謂太極, 抑亦寓於氣而是生兩儀
耶? 蓋此等理會, 不可徒勞於摸捉無形無影, 亦不必徒信先儒脣
(橫渠先生)이 말하기를 ‘기(氣)가 성대히 크게 허(虛)하여 오르내리고 날아가서
일찍이 멈추지 않으니, 이는 허실과 동정의 기틀이며 음양과 강유의 시작이다.[橫渠
先生曰, 氣坱然太虛, 升降飛揚, 未嘗止息, 此虛實動靜之機, 陰陽剛柔之始.]”라고
하였다.
어지럽게 뒤섞이는:《근사록집해》 권1 〈도체〉에 장횡거(張橫渠)가 말하기를 “떠
돌아다니는 기운이 어지럽게 뒤섞여서 합하여 형질을 이루는 것은 사람과 물건이
만 가지로 다름을 낳고, 음양(陰陽) 두 가지가 순환하여 그치지 않는 것은 천지의
대의를 세운다.[游氣紛擾, 合而成質者, 生人物之萬殊, 其陰陽兩端, 循環不已者,
立天地之大義.]”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주희는 “유기(游氣)는 기운이 발산하여 물
건을 낳는 것이니 유(游) 또한 유행의 뜻이요, ‘분요(紛擾)’는 어지럽게 뒤섞이는
것이다. ‘음양’은 바로 기(氣)이니 어찌 음양 밖에 다시 유기가 있겠는가? 일월(日
月)이 운행하여 한번 춥고 한번 더운 것은 음양의 순환이고, 건도(乾道)가 남(男)을
이루고 곤도(坤道)가 여(女)를 이룬 것은 이는 유기의 분요함이다.[游氣, 是氣之發
散生物底, 游亦流行之意. 紛擾者, 參錯不齊. 陰陽, 卽氣也. 豈陰陽之外, 復有游氣
耶? 日月運行, 一寒一暑, 此陰陽之循環也. 乾道成男, 坤道成女, 此游氣之紛擾也.]”
라고 해석하였다.
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