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답문류편
P. 105
〈이통설〉 붙임
〈理通說〉附
‘이(理)는 통하고 기(氣)는 국한된다.[理通氣局]’ 라는 설을 선현께
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나의 벗 신원(信元, 권우인(權宇仁))이
이(理)를 논한 말에서 ‘이통(理通)’ 두 글자를 시종일관 떠받들고 있
으니, 가히 선현을 독실하게 믿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신원이 말한
‘통(通)’이 선현께서 말씀하신 ‘이통’의 본지(本旨)가 아닌 것 같아 염
려스러울 뿐이다. 청컨대 나의 미천한 소견을 진술하니 혹 때가 되면
현명한 자가 헤아려 선택해 주기를 기다린다.
대저 물(物)은 동정(動靜)이 있으나 이(理)는 동정이 없고, 물은
다과(多寡)가 있으나 이는 다과가 없으며, 물은 생사(生死)가 있으나
이는 생사가 없는 것이니, 동정이 있고 다과가 있고 생사가 있는 것을
‘국(局)’이라 하고, 동정도 없고 다과도 없고 생사도 없는 것을 ‘통(通)’
이(理)는……국한된다:원문의 ‘이통기국(理通氣局)’은 이이(李珥)가 성혼(成渾)
에게 보낸 편지에 처음으로 언급된다. 이이는 《율곡전서(栗谷全書)》 권10 〈답성호
원(答成浩原)〉에서 “이와 기는 원래 서로 떨어지지 않아 한 물건인 것 같으나 다른
까닭은 이는 무형이고 기는 유형이며, 이는 무위이고 기는 유위이기 때문이다. 무형
과 무위이면서 유형과 유위의 주(主)가 되는 것은 이(理)이고, 유형과 유위이면서
무형과 무위의 기(器)가 되는 것은 기(氣)이다. 이는 무형이고 기는 유형이므로
이는 통하고 기는 국한되는 것이며, 이는 무위이고 기는 유위이므로 기가 발하면
이가 타는 것이다.[理氣元不相離, 似是一物, 而其所以異者, 理無形也, 氣有形也,
理無爲也, 氣有爲也. 無形無爲而爲有形有爲之主者, 理也. 有形有爲而爲無形無爲
之器者, 氣也. 理無形而氣有形 故理通而氣局, 理無爲而氣有爲, 故氣發而理乘.]”라
고 하였다.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