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답문류편
P. 34
답문류편 서문 答問類編序
성현이 살아 계실 때는 도(道)가 성현의 몸에 있고, 성현이 돌아가셔
도 도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오직 언어와 문자에 힘입어서이다. 우리
노사 선생께서 역책(易簀) 하신지 몇 년 되지 않아 원집(原集) 이 간
행되었고, 다시 몇 년이 되지 않아 《답문류편(答問類編)》이 나오게
되었으니, 오호라! 선생의 도가 장차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대개 선생의 문하에는 고제(高弟)들이 많고, 또 초손(肖孫) 우만(宇
萬) 이 있어 선생께서 남기신 언어와 문자에 대해 애경(愛敬)하고 존모
답문류편(答問類編):조선 후기의 학자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 1798~1879)이
지기(知己) 및 자신의 문인들과 서찰로 문답한 것을 그가 죽은 후 1902년 경남 단성
(丹城)의 신안정사(新安精舍)에서 문인들이 엮은 책으로, 목판본이며 15권 6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권두에는 조카이자 문인인 기양연(奇陽衍)의 서문이 있으며, 이어
다섯 항목의 범례가 있고, 말미에 문인들이 이 책을 펴내게 된 경위와 강습에 바탕이
되고자 한 목적 및 편집 방식 등이 부기되어 있다. 전체를 〈논도체(論道體)〉·〈논학
(論學)〉·〈논경(論經)〉·〈주정장주지서(周程張朱之書)〉·〈논례(論禮)〉·〈논사(論
史)〉·〈훈문인(訓門人)〉으로 나누고,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정리한 후 기정진의 견해
를 제시하는 형식으로 편집되었다.
역책(易簀):스승이나 현인의 죽음을 말한다. 《예기(禮記)》 〈단궁 상(檀弓上)〉에
증자(曾子)가 임종할 무렵, 아들 증원(曾元)에게 계손씨(季孫氏)에게서 받은 대자
리를 바꿔 깔도록[易簀] 명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원집(原集):《노사집(蘆沙集)》은 3차에 걸쳐 간행되었는데, 최초의 문집은 손자인
기우만(奇宇萬)이 1881년(고종18)부터 수집 편차하여 목록 2권, 원집(原集) 22권,
합 11책으로 1883년 봄 담대헌(澹對軒)에서 목활자로 간행되었다.
우만(宇萬):기우만(奇宇萬, 1846~1916)을 말한다. 자는 회일(會一), 호는 송사
34 답문류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