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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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목이 각 주제별로 망라되어 있고, 기정진에게 질문한 지구 및 문인

             은 1백여 명을 상회한다. 대주제 및 소주제의 구성 순서는 서문에서
             도 확인되듯이 대체로 《주자어류(朱子語類)》의 체계를 따르고 있다.

             초학자들에게는 심오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도체(道體)’를 책의 앞부
             분에 내세운 것은 《근사록(近思錄)》의 앞부분에 〈태극도설(太極圖

             說)〉을 둔 것과 같은 뜻에서 배치한 것이다. 우주 자연에 대한 근원
             적 이해와 성찰이 전제되어야만 현실 세계에서 선의 원리인 도의 실

             현이 가능할 것임을 염두에 둔 편집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도체에 이어 ‘논학(論學)’ 이하의 내용은 일상생활에서 절실하게
             묻고 가까이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기정진이 구체적으로

             제시한 처방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구성 내용 중 이채를 띠는

             것은 ‘논례(論禮)’의 대주제 아래에 ‘방례’에 수록된 〈교원의절(校院儀
             節)〉이다. 이것은 일반 예서(禮書)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자료인

             향교나 서원의 각종 의식 및 절차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 것이다.

               《답문류편》은 기정진의 학문과 사상을 왕복 서한을 중심으로 체계화
             한 것인 만큼 노사학의 요체가 정선(精選)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 기인하여 편집자는 왕복 서한이 계기가 되어 기정진이 저술한 주

             요 저작도 함께 수록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조성가와의 문답 서찰
             이 계기가 되어 작성된 〈외필〉을 비롯하여 권우인과의 문답을 통해

             구체화되는 저작인 〈리통설〉, 정의림의 질정에 답하는 가운데 저술된

             〈형질기질설〉 등 기정진의 학설이 온축된 대표적인 저작을 문답 주제에



                金顯玉, 《答問類編》 凡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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