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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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파 문인 전체의 공의가 반영된 결과라는 점과 노사학의 계승점을 구
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의의는 《답문류편》에 수록된 서문 및 발문, 그리고 서문격에
해당하는 편집자의 글을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서문에서
《답문류편》은 “위로 태극성명(太極性命)의 근원과 경전의 오묘한 뜻으
로부터 학문을 하는 첩경과 예도(禮道)의 절문(節文), 그리고 일상적
으로 사용하고 행하는 잠사(蠶絲)와 우모(牛毛) 같은 세밀한 것에 이
르기까지 구비하지 않음이 없게 되었으며”, “원집에서 상세하게 드러
나지 못한 것이 비로소 (이 책을 통해) 상세하게 밝혀졌다.”고 자부한
것은 그 만큼 《답문류편》이 갖는 의의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편집 책임자였던 정재규는 “선생의 도는 크고 원대하니, 이 《답문
류편》이 어찌 그 깊은 뜻을 다할 수 있겠는가?”라고 겸손의 뜻을 내비
쳤지만, 이어 “이치는 크고 작음이 없으니, 만일 여기에 침잠(沈潛)하
고 반복하여 얻은 것이 있다면, 다하지 못한 정성스런 뜻이 또한 장차
이로 인하여 얻을 것이다.”라고 이 책이 갖는 의의를 자부하였다.
그만큼 《답문류편》의 기정진 문인의 노사학에 대한 이해와 계승 의지
및 내용이 온축된 결과였다고 하겠다.
하지만 그동안 노사학 연구에서 《답문류편》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
하였다. 《답문류편》을 통해 노사학의 대체를 이해하고, 그 내용의 구
체적인 의미를 찾고자 하는 시도는 간헐적으로 진행되었지만, 일정한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아직도 다분하다. 이러한 점에서
奇陽衍, 《答問類編》 序.
鄭載圭, 《答問類編》 凡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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