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3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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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王言乾之四德, 曰元亨利貞, 則雖見天理之有間架, 而難見天理
之統會。 至孔子而言太極, 則可見四德之有統會也。 子思言物之所
受之理, 曰天命之性, 則雖見此理之爲全體, 而難見此性之有間架。
至孟子而言仁義禮智, 則可見此性之有條理也。 然則太極之於元亨
利貞也, 猶性之於仁義禮智也。 分太極之統會而言, 則元是生物之
始之太極也, 亨是生物之通之太極也, 利是生物之遂之太極也, 貞
是生物之成之太極也。 分性之全體而言, 則仁是慈愛之性也, 義是
斷制之性也, 禮是節文之性也, 智是是非之性也。 天之物物, 無非
四德之流行也, 人之事事, 莫非五性之流行也。【鄭時林】
[답] 과연 이러한 이(理)가 있는 것이지만, 그러나 이런 말들은 다
만 큰 대추를 통째로 삼키는 격이니, 실은 대추의 살과 맛에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다. 시험 삼아 《논어》를 보면, 승당(陞堂)한 제자
삼천 명과 입실 한 제자 칠십 명이 언제 일찍이 입을 열어 이런 말들
을 하였겠는가? 이것은 후세가 수사(洙泗) 에 미치지 못한 점이니,
마땅히 깊이 생각하고 빨리 돌아서야 한다.
승당(陞堂)한……입실:마루에 올라 방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순서를 밟아 차근
차근 학문을 닦으면 결국 심오한 경지에 들어감을 비유한 말이다. 《논어(論語)》
〈선진(先進)〉에 “자유는 당(堂)에 올라갔지만 방에는 들어가지 못하였다.”라고 하였
는데, 주희(朱熹)의 집주(集注)에 “자로의 학문이 이미 정대(正大)하고 고명(高明)
한 경지에 나아갔으나, 심오한 경지에 들어가지는 못하였다.”라고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수사(洙泗):수수(洙水)와 사수(泗水)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이 두 강의 사이에
서 공자가 제자를 데리고 학문을 강론했기 때문에 후세에 수사를 유가(儒家)의 대칭
으로 삼았다. 《예기(禮記)》 〈단궁 상(檀弓上)〉에 “내가 그대들과 수사의 사이에서
선생님을 섬겼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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