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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일기(一氣)가 유행하는 순서로써 말한
것이고,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이기(二氣)가 대대(對待) 하는 체단
(體段)으로써 말한 것입니다. 어떻습니까?-정재필-
元亨利貞, 以一氣流行之序言之, 仁義禮智, 以二氣對待之體言之。
【鄭在弼】
[답] 원형(元亨)을 운운하는 것은 춘하추동과 비슷하다. 인의(仁義)
를 운운하는 것은 동서남북과 비슷하다. 대개 유행(流行)과 대대(對
待)는 본래 동일한 맥락의 일이다.
元亨云云, 似春夏秋冬。 仁義云云, 似東西南北。 蓋流行對待, 本
是一串事。
[문] 문왕이 ‘건(乾)의 사덕’을 말하기를 ‘원형이정’이라고 했으니,
비록 천리에 간가(間架) 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을지라도 천리의 통
회(統會) 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공자에 이르러서 ‘태극’을 말
대대(對待):서로 상반되는 것이 서로 의존하고 있는 관계를 말한다. 《주역(周易)》
에서 음(陰)과 양(陽)을 대대관계(對待關係)라고 한다.
간가(間架):칸을 나누고 시렁을 얹은 것을 말한다. 《주자어류(朱子語類)》 권33에
“정자(程子)의 설은 완전한 하나의 집과 비슷하다고 한다면, 나의 설은 집 아래에
간가를 나눈 것과 같다.[程說似渾淪一箇屋子, 某說如屋下分間架爾]”라고 하였다.
통회(統會):통종회원(統宗會元)과 같은 말이다. 《성리대전(性理大全)》 권1 〈태극
도설〉에서 “통(統)에 종(宗)이 있게 된 까닭이요, 회(會)에 원(元)이 있게 된 까닭이
다.[統之所以有宗, 會之所以有元]”라는 말을 줄인 것이다. 여기에서 통(統)과 회
(會)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존재자(存在者)들을 가리키는 말로 분수(分殊)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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