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2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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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보니, 사덕에 통회가 있음을 볼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자사가
만물이 품부받은 이(理)를 ‘천명지성(天命之性) 이라고 한다.’라고 하
니, 비록 이 이(理)가 전체(全體)가 됨은 볼 수 있을지라도 이 성(性)
에 간가가 있음은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맹자에 이르러 ‘인
의예지’를 말함으로써, 이 성에 조리가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러니 태극의 원형이정은 성의 인의예지와 같습니다.
태극의 통회를 나누어 말하면, 원(元)은 생물이 시작되는 태극이고,
형(亨)은 생물이 형통하는 태극이며, 이(利)는 생물이 이루어지는 태
극이고, 정(貞)은 생물이 완성되는 태극입니다. 성(性)의 전체를 나누
어 말하면, 인(仁)은 자애(慈愛)의 성이고, 의(義)는 단제(斷制)의 성
이며, 예(禮)는 절문(節文)의 성이고, 지(智)는 시비(是非)의 성입니
다. 하늘이 낳는 만물마다 사덕(四德)의 유행이 아님이 없고, 사람이
행하는 일마다 오성(五性)의 유행이 아님이 없습니다. 어떻습니까?-정
시림-
하고, 종(宗)과 원(元)은 가장 높은 근본적인 원리라는 말로 이일(理一), 즉 태극에
해당한다. 주희(朱熹)가 주돈이(周敦頤)의 《태극도설(太極圖說)》을 해설한 소위
〈태극후론(太極後論)〉에 이 말이 나오는데, “만물이 태극에서 나오는 것은 동일하
나, 각각 태극을 갖추었다고 말한다면 또한 의심할 만한 점이 있다. 그러나 일물(一
物) 가운데에 천리(天理)가 완전히 갖추어져서 서로 가차(假借)하지도 않고 서로
능탈(陵奪)하지도 않으니, 이것이 바로 통(統)에 종(宗)이 있게 된 까닭이요, 회
(會)에 원(元)이 있게 된 까닭이다. 그렇다면 각기 하나의 태극을 갖추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萬物之生, 同一太極者也, 而謂其各具, 則亦有可疑者. 然一物之
中, 天理完具, 不相假借, 不相陵奪, 此統之所以有宗, 會之所以有元也. 是則安得不曰
各具一太極哉?]”라고 하였다.
천명지성(天命之性):《중용장구》 맨 앞의 “하늘이 명한 것을 성이라 한다.[天命之謂
性]”를 두고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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