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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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切近) 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지수(持守)와 함양(涵養) 의 여러
조목들은 더욱 근본 자리가 된다.
무릇 ‘경(敬)’이라는 한 글자는 성학(聖學)이 처음을 이루고 마지막
을 이루게 되는 까닭이다. 아름답구나. 이락(伊洛) 이 실로 처음으로
널리 드러내셨고, 위대하도다. 고정(考亭) 이 이를 크게 발휘하셨다.
학자들이 그 힘을 쓰는 방도를 거의 얻게 되었는데, 후세의 말들에
지엽이 붙게 되면서부터는 이 뜻도 또한 언어 문자의 사이를 벗어나
절근(切近):절실하게 묻고 가까이 생각하다[切問而近思]는 뜻이다. 《논어(論
語)》 〈자장(子張)〉 편에 “널리 배우고 뜻을 돈독히 하며, 절실하게 묻고 가까이
생각하면 인(仁)이 그 가운데 있다.[博學而篤志, 切問而近思, 仁在其中矣.]”라고
하였다. 정호(程顥)도 《근사록(近思錄)》 권2에서 “학문이란 단지 안으로 채찍질하
여 자기 몸에 붙게 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간절히 묻고 가까이 생각하면 인이
그 가운데에 있다.[學只要鞭辟近裏, 著己而已. 故切問而近思, 則仁在其中矣.]”라
고 하였다.
지수(持守)와 함양(涵養):주자의 《소학집주(小學集註)》 〈총론(總論)〉에 나온
다. “옛날 사람들은 소학을 공부한 후에 대학을 공부하였다. 물 뿌리고 쓸며 응하고
대답하며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을 실천한 사이에 이를 잡아 지키는 것이 굳고 안정
되며, 이를 함양하는 것이 순수하고 익숙하게 된 것이 진실로 이미 오래되면, 대학의
공부는 다만 소학에서 이미 이룬 공으로 인할 뿐이다.[古人由小學而進於大學, 其於
灑掃應對進退之間, 持守堅定, 涵養純熟, 固已久矣. 大學之序, 特因小學已成之
功.]”
이락(伊洛):명도(明道) 정호(程顥)와 이천(伊川) 정이(程頤)가 강학한 이수(伊
水)와 낙수(洛水)를 말한 것으로 정주학(程朱學)의 연원(淵源)을 가리킨다.
고정(考亭):복건성(福建省) 건양현(建陽縣) 소재 지명인데, 주희가 만년에 고정
서원(考亭書院)의 사액(賜額)을 받으면서 주희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후세의……되면서부터는:《예기(禮記)》 〈표기(表記)〉에서 공자가 “군자는 말로
써 사람의 실제를 폄하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무가 가지를
뻗듯이 훌륭한 행실이 무성히 뻗어 나가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실천은 없이 말만
무성하게 가지를 뻗는다.[君子不以辭盡人. 故天下有道則行有枝葉, 天下無道則辭
有枝葉.]”라고 말한 데서 인용한 것이다.
범례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