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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행 독서법 붙임 2-3
知行 讀書法付 二之三
[문] 근래 평오(平塢)와 지행(知行)에 대해서 논의한 것이 있어서
이에 글을 보내드리니, 변박(辨駁)해 주시기 바랍니다.-이윤성-
近與平塢, 有知行之論, 玆寄示, 幸垂辨駁。【李潤聖】
[답] 평오가 논하기를 “알고서 능히 행(行)하는 자는 현자(賢者)요,
알고도 행하지 않는 자는 불초(不肖)한 자이다.”라고 하였는데, 다만
불초한 자의 ‘알고도 행하지 않는 것’을 가지고 위로 현자의 ‘알고도
행하지 않는 것’과 상대하여 말한다면, 불초한 자의 아는 것이 현자
의 아는 것과 다름이 없게 되고, 오직 그 행하느냐 행하지 않느냐는
것에서만 현자와 불초자가 나누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 말
을 세운 것이 본디 병통이 없을 수 없지만, 만약 불초자는 진지(眞
知)할 수 없다는 것으로 마침내 그 지(知) 자까지 함께 버리려 한다
면 지나친 것입니다.
일푼[一分]의 지(知)가 있는 자에게는 마땅히 일 푼의 행(行)으로써
요구해야 하고, 이 푼의 지가 있는 자에게는 마땅히 이 푼의 행으로써
요구해야지, 어찌 꼭 진지(眞知)만이 지가 되고 소위 행이란 것이 또
그 뒤에 있다는 것입니까? 대개 평오의 말은 다만 대략적인 곳을 말한
것이고, ‘진지(眞知)’라고 하는 것은 곧 정밀한 뜻의 묘처(妙處)입니다.
지금 끼워 넣어서[攙入] 설을 삼으려 한다면 마치 사람이 바야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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