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호남누정원림, 나주 10 영춘정) 문중 종회각서 마을 휴식처로…누정에 흐르는 ‘상생정신’
[광주일보-한국학호남진흥원 공동 기획]
전의 이씨 집성촌의 종회각 역할
종친·동네 계 모임 등 화합의 장소
구한말 의병장 최익현 기록 편액
인근에 임란 순절자 이용제 정려각
신의·화목 기리는 발산마을 노래비도
나주 영춘정(永春亭)은 세지면에 있다. 남쪽에 자리한 세지면(細枝面)은 지명처럼 가느다란 가지의 모양이다. 지도상 세지면은 나주의 여느 지역보다 날씬하다. 남쪽으로 가느다랗게 뻗은 형국이 ‘세지’라는 지명과 부합한다. 우리 선조들은 지명 하나를 지어도 자연을 빗대 그렇게 멋스럽게 붙였다.
(중략)
잠시 영춘정 마루에 걸터앉아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도 가뭇없이 지나가 버렸다. 위세 당당하던 폭염도 한 철의 더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끝나지 않는 고난도, 영원한 즐거움도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것은 현재를 살고 있다는 것이며 그 현재에 충실한 것 외에는 그 무엇도 만족감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조금씩 노랗게 물드는 저 들녘의 수런거리는 벼들이 그렇게 속삭이는 것 같다.
시나브로 다가온 가을 초입에서 벌써부터 다가올 봄을 기다린다. 영춘정에서 봄을 기다리며 봄 같은 세상을 꿈꿔 본다. <끝>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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