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호남누정원림, 나주 3 장춘정) 사시장철 꽃과 푸른 숲…당대 문사들 학문의 요람
[광주일보-한국학호남진흥원 공동 기획]
조선 명종때 고흥 유씨 유충정 건립
누정 앞에는 들녘, 오른쪽엔 영산강
꽃·숲에 둘러싸여 사계절 봄의 장막
고봉 기대승·면양정 송순·사암 박순
기라성 같은 학자들 교우하며 시문
호젓한 풍광 속 선인들의 정취 그윽
시문이 절로 나오는 날이 있다. 답답한 현실에서 한 발짝 떨어져 낯선 곳을 배회할 때다.(오해하지 마시라. 그냥 마음이 동하여 서투른 문장을 주저리 읊어대는 것이니) 잠시 익숙한 거처를 벗어나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길은 마음을 달뜨게 한다. 복잡한 생각에서 놓여날 수 있어서다.
(중략)
아래는 관찰사 안위(1491~1563)가 지은 칠언율시다. 그는 1521년(중종 16), 별시 문과에 병과로 급제해 예문관 검열이 됐다. 1558년 전라도 관찰사로 임명되었고, 병조 판서 등을 지냈다. 누정에서 굽어보는 영산강 물결을 바라보며 삽상한 감성에 젖어드는 운치를 풀어낸 글이다. 옛 사람들은 가고 없어도 그들의 문장은 여전히 당대의 정취를 가감없이 후대에까지 전한다. 시절이 바뀌어도 꽃은 피고 새는 울며 봄은 가고 또 온다.
물가 옆 높은 곳에 팔방으로 문을 열어
흥에 겨우면 시시때때로 술잔을 잡는다
풍광은 봄 주관하는 신과는 거리가 멀어
안개 낀 물결 위로 흰 물새 보내온다
주인을 연모해 산수는 마땅히 기다리며
탄심이 없으니 어조들도 의심하지 않네
큰 파도 잠잠해 천 리가 고요하구나
문득 밝은 달 맞아 함께 서성일 뿐.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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