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답문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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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노사학(蘆沙學)의 집적과 문인들의 학설 계승 의지의
                 결정판

                                                 박학래|군산대학교 역사철학부 교수





                 1. 노사학(蘆沙學)의 요체가 집성된 《답문류편》




                 《답문류편(答問類編)》은 조선 말기 성리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평가
                 받는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  1798~1879)이 그와 교유한 지구

                 (知舊) 및 제자 문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내용 가운데 그의 학문과 사

                 상의 골간을 이루는 내용을 그의 사후에 문인들이 별도로 모아 편집
                 하여 간행한 책이다. 기정진의 학문과 사상 및 그의 문인들을 통해

                 계승되어 정립된 일체의 학문 사상적 성과를 ‘노사학’이라고 할 때,
                 15권 6책으로 구성된 《답문류편》은 노사학의 요체가 망라된 노사학

                 의 입구이자 출구라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사학의 정수(精髓)가
                 온축된 결과물이다.

                   18세기 기호학계의 대표적인 학술 논쟁인 호락논쟁(湖洛論爭) 이후

                 19세기에 접어들어 기호학계는 문호 분립과 학파 분화가 확대되는 가
                 운데 특정 학자를 중심으로 문인 집단화하는 현상이 가속되었다. 이러

                 한 19세기 기호학계의 지형 속에서 기정진은 기(氣)에 대한 리(理)의

                 철저한 주재와 기의 능동적 운동 변화의 부정 등을 통해 리 중심의
                 리기론을 정립한 학자이다. 그가 제시한 리 중심의 리기론과 이에 기초

                 한 심성론은 당대부터 기호학계를 넘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해제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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