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호남문화의 진수를 책으로 엮다
호남문화의 진수를 책으로 엮다
한국학호남진흥원, '조선의 시권'4와 '조선의 시권' 5, '호남학산책2' 발간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2월 08일 13시16분
한국학호남진흥원이 '조선의 시권'4와 '조선의 시권' 5를 펴냈다. 또, '호남학산책2'로, '명시초대석', '민속의 재발견', '미지의 초상', '풍경의 기억', '고문서와 옛 편지', '맛기행' 을 펴냈다.
조선의 시권'4, '조선의 시권' 5
'조선의 시권'4와 '조선의 시권' 5가 눈길을 끈다.
‘폐쇄적이고 봉건적인 신분제 사회’라는 고정관념과는 달리, 조선시대는 ‘과거’ 제도를 통해 개인의 경쟁과 능력주의를 장려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고려 광종 때 처음 도입돼 조선시대에 자리잡은 ‘과거’ 제도는 이런 전통의 핵심이었으며, 과거 시험 때 제출하는 답안지, 곧 ‘시권(試券)’은 조선시대 ‘파워 엘리트’들의 정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송세림은 정읍 무성서원에 배향됐다. 그는 시권을 통해 주나라에서 실시한 향거리선거제가 쇠퇴하고 한, 당 이후 과가제로 설행되어 왔고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인재를 배출해왔으니 과거제를 폐지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익산출신 소세양의 후손 소세중의 시권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머물러야 할 곳을 안심입명에 두었다. 세상 사람들이 거처하는 곳은 자신의 배를 채우고 물을 마실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참된 군자는 입도(入道)의 문에 들어가서 인택(仁宅)에 편하게 머무른다는 것이다.
김봉곤(전북대 이재연구소), 류호석(전북대 호남권한국학자료센터), 배경옥(전북대 이재연구소), 송만호(전북대 이재연구소)
등이 한글로 번역했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은 2022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비를 지원받아 호남 유학자들의 시권 자료들을 중심으로 조선시험 답안지를 정리, 분석하는 작업을 수행해오고 있다.
'호남학산책2'
이와 함께, 호남학 대중화를 위해 메일링 서비스로 제공되던 '호남학산책2'를 엮은 서적을 펴냈다.
호남 고장과 우리 민족의 사상문화, 생활 지혜를 글로 담아낸 '호남학산책'은 '명시초대석'(김창호 원광대 한문교육과 교수)를 비롯, '민속의 재발견
'(이윤선), '미지의 초상'(박해현), '풍경의 기억'(김기림), '고문서와 옛 편지'(김기림), '맛기행'(김준)을 발췌해 엮었다.
'명시초대석'엔 소세양, 임병찬, 송기면 등 전북출신 사람들의 향기가 빛을 발한다.
'고문서와 옛 편지'는 남원출신의 황진장군 이야기가 나온다.
황진은 1576년(선조 9)에 무과 병과에 입격, 선전관이 됐다. 외할머니 소씨는 무척 기뻐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외손자가 벼슬길에 오른 것이 대견하다고 무수히 칭찬했었다. 황진도 외할머니가 기뻐하니 덩달아 즐거웠다. 함께 기쁨을 나눈 것만으로도 흡족했다. 소씨는 외손자인 황진을 데려다 옆에 두고 키웠다. 둘 사이는 모자의 정에 가까울 만큼 친밀했다.
황진장군은 조선초기 명망 높은 재상 황희의 5대손으로 남원 주생면 출신이다. 1592년 웅치‧이치전투에서 2,000여 명 남짓 병력으로 3만여 일본군을 막아 전라도를 지켰다. 이날의 전투는 임진왜란 첫 육상 승전보로 전세를 뒤집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종근 기자